스위스를 여행하다 보면 지도 곳곳에서 '~burg'라는 지명을 자주 만나게 된다. 예를 들면 Freiburg, Thunburg, Regensberg 같은 도시들.
그런데 생각해보니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심지어 체코와 프랑스 접경 지역까지 비슷한 이름이 정말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좀 찾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burg는 고대 독일어로 ‘요새’ 또는 ‘성곽’을 의미한다고 한다. 영어의 castle이나 fortress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방어가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높은 지대나 절벽, 강가에 성을 세우고 그 주변에 마을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때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나 도시가 ~burg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 Freiburg (독일/스위스): ‘자유로운 요새’라는 뜻. 중세에 세금 면제나 자치권을 부여받은 도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Salzburg (오스트리아): ‘소금의 성’이라는 뜻. 인근 지역이 소금 생산지로 유명했다.
• Hamburg (독일): ‘함(Hamm)이라는 강가에 세워진 요새’에서 유래.
• Heidelberg, Luxemburg, Regensberg 등도 모두 ‘무언가의 성’이라는 뜻을 지닌다.
흥미로운 건, 나라별로 언어는 달라도 burg나 bourg, burgo 같은 비슷한 단어가 각국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 프랑스의 Strasbourg도 원래는 독일어권 도시였다가 지금은 프랑스 영토에 속하게 된 케이스. 여기서도 -bourg는 ‘요새 도시’를 의미한다.
• 스페인의 Burgos, Luxemburgo, 이탈리아의 Bolzano-Bozen (Burgraviato) 지역 같은 곳도 마찬가지.
• 체코의 Karlovy Vary (카를스바드) 근처에는 Loket Burg라는 작은 중세 성이 있는데, 이 역시 독일어권 영향을 받은 지명이다.
지금은 요새 기능은 사라졌지만, 도시의 이름에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스위스처럼 독일어권, 프랑스어권, 이탈리아어권이 섞인 나라에서는 같은 개념이 언어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게 여행하면서 꽤 흥미롭게 느껴졌다.
결국 ‘burg’는 단순한 지명 접미사가 아니라, 그 도시의 역사와 역할을 담고 있는 중세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여행 중에 ~burg라는 지명이 보이면 “여긴 옛날에 성이 있었겠구나!” 하고 상상해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가 될 듯하다.
이 참에 몇 군데 가고픈 곳 리스트에 추가해봐야겠다.
프랑스 쌀랑슈 (Sallanches)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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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있던 도시 브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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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g 하니~
냠냠... 햄버거가 생각나네요~ 😆
hamburg + 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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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이름 하나 있네요. 햄버그^^
암튼 눈이 정화되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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