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마음 깊숙이 묻어두었던 열망의 씨앗들이 하나둘 새싹을 틔우는 해인 것 같다. 2021년, 스팀잇에서 글을 통해 알게 된 레일라 님을 실제로 만났다. 대화를 나누던 중 발성을 배워보면 좋겠다고 말하셨다. 기회가 되면 가르쳐주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발성 수업이 간절히 듣고 싶었다. 노래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없지만, 목소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 내 목소리는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게 낮고 묵직하다. 교실에서 옆자리 친구와 조용히 떠들어도 다른 이에게 들리지 않았다.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소리 색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발성을 할 줄 모르는 탓에 목이 혹사 당했다. 대화를 사랑하는 만큼 대화할 땐 흥분하고 자신이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길엔 항상 목이 아팠다. 한두 시간만 이야기해도 목이 아파 다음 날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언젠가 발성을 배워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에 산재한 과제들에 밀려 그 열망은 먼지가 쌓인 채 사라졌다. 2월이 된 어느 날, Astin과 이야기하다가 과거 레일라 님의 발성 수업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그때 수업을 받고 싶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틀 후, 레일라 님이 일대일 발성 수업을 연다는 게시물을 발견했다! 우주의 신호다.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왕복 4시간 거리였지만 상관없었다. 이번에는 꼭 듣고 싶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발성 수업은 생소하고 긴장되었다. 또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평소 습관 점검부터 목과 혀 스트레칭, 발성 연습하는 방법을 하나씩 쉽게 가르쳐주셨다. 오랜 경력 덕분에 레일라 님은 발성 습관과 그 사람이 지닌 문제를 단 번에 파악하고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짚어주셨다. 격려와 응원도 잊지 않으셨다. 레일라 님 덕분에 배운 것들: - 가습기를 24시간 틀고 습도를 50%로 유지하기 - 턱을 당겨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자세 유지 - 말할 때 목에 힘을 주지 않고 앞으로 소리 내기 - 천천히 호흡하며 배로 숨쉬기 - 스카프와 천 마스크로 목과 코 점막 보호하기

단 두 번의 수업으로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발성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나에게는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기회였다. 이론적으로 발성을 이해하고 내 상태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소리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발성 수업을 배운 후로 목을 쓰지 않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어제 세 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는데도 예전처럼 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내 목소리가 목에 힘을 주고 뒤로 당기며 소리를 내서 실제보다 더 낮게 들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의 자연스러운 음역대는 '미'였다. 레일라 님은 기본 음역대를 알면 더 낮게 또는 더 높게 소리를 낼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다고 하셨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전처럼 목에 힘을 잔뜩 주고, 열정만으로 말했더라면 금방 지치고 소진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고 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소리낼 것이다. 듣는 이도 편안하고 말하는 이도 자연스러운 발성으로. 레일라 님의 발성 수업은 본래의 목소리를 찾는 지시등이었다. 마치 잃어버린 목소리를 돌려받은 느낌이다. 앞으로는 내 목소리를 아끼며 자연스러운 발성을 평생 찾아갈 것이다. 가수가 아닌 일반인이라 더 좋았던 레일라 님의 발성 수업. 2025년, 나의 목소리를 찾아주신 레일라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발성 수업은 유익했고 무엇보다 즐거웠다! --- lesson by @laylador

_{수업 끝나고 숙제와 자료도 보내주셨다.} 2025.02.20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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